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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아는 지식 그리고 열등감과 우월감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5-03 11:21 | 218 | 0

본문

저는 대학 시절 열등감의 화신(化身)이라고 할 만한 상태로 살았습니다. 훨씬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열등감은 교만(우월감)의 변장한 얼굴이었습니다. 교만이 왜곡된 형태의 자기애(自己愛)라면, 열등감은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다만, 교만은 자기 잘남을 은연 중에 드러냄으로써 열등감을 가진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면, 열등감은 자기 자신에게 몰입되어서 교만한 사람을 미워하는 죄를 끊임없이 범하게 합니다. 열등감과 교만은 둘 다 자신에게만 관심을 쏟을 뿐,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사랑하고 배려할 수 없게 합니다. 그래서 열등감이나 교만은 모두 우리로 하여금 형제와 이웃을 사랑할 수 없게 하는 죄의 성향인 것입니다.

하지만, 열등감은 더 교묘합니다. 교만이 죄라고 하면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열등감이 죄라고 하면, 억울한 느낌마저 들게 하고 시비를 걸고 싶게 만듭니다. 교만은 종종 가해자가 되지만, 열등감은 피해자면 피해자였지, 어떻게 가해자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교묘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을 범함으로써만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하라고 하신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도 죄를 짓습니다. 열등감은 소극적으로는 사랑하지 않는 죄의 성향이고, 적극적으로 미워하는 죄의 성향입니다.

교만과 함께 열등감은 교회 안에서 형제 간의 결속에 치명적 장애를 초래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허물어버리신 막힌 담을 다시 쌓게 합니다(2:14). 주님께서 “원수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셨다”는 것은, 교만과 열등감으로 발현되는 죄인 본유의 죄를 씻어주셨고, 그 성향에서 성도를 자유하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복음은 성도를 모든 열등감과 우월감으로부터 자유하게 해줍니다.

예수님을 믿는데도 교만하여 자기 자랑으로써 형제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성숙한 신자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지만 열등감으로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은 하나님을 알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아는 지식입니다. 복음은 나의 행위와 성취에 근거한 자기를 아는 지식을 깨뜨립니다. 복음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와 사랑의 눈으로 자기를 보고 알게 합니다. 복음은 행위로 하나님의 사랑을 얻어내려는 불안감을 버리고 존재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자신을 확인하게 합니다. 복음은 사람들이 보는 ‘나’ 대신, 불변하시는 하나님께서 보시는 ‘나’를 보며 평안을 누리게 합니다. 비로소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용납하고 자기 자신이 되는 용기를 얻습니다. 복음의 은혜를 누리는 그는 진정한 자유인입니다. 이런 은혜와 성숙의 자리로 함께 갑시다.